국내여행

묵호항

sookjac 2010. 3. 6. 21:08

 횡성에서 숯가마 찜질하고 뜨거운 황토방에서 잠을 자고 나니 몸이 아주 가볍다.

아침에 일어나나마자 묵호항으로 출발했다.

목표는 곰치국. 그런데 요즘 곰치가 잡히지 않는단다.

그래서 회와 매운탕을 먹기로 하고 감성돔을 골랐다.

주인이 인심을 크게 쓰는 듯해서 기분 좋게 고르고 늘 가던 횟집으로 가려 했더니

옆에서 기다리는 젊은 총각의 집으로 가는 것이 어떠냐고 권하기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흔쾌히 승낙했다.

길을 건너 골목길로 조금 걸어야 하는 곳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 건물 뒤편으로 가는데 그곳에서 어린 학생이 회를 뜨고 있었다.

그냥 지나쳐 볼 일을 보고 나오는데 감성돔을 들고 왔던 총각이

내가 사진을 찍은 작은 돔들로 보이는 고기를 들고 회를 뜨고 있는 학생에게로 오다가 나와 마주쳤다.

내 머리 속에 불쾌한 생각(아, 내가 고른 걸 가져다주고 작은 것들로 들고 왔구나)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 여기 자주 오는데 잘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왔는데

내가 느낀 이야기를 하면 엄마도 원영아빠도 기분이 나빠질까봐 함구하고

나온 회를 맛있게 먹었다.

5만원이면 그냥 장학금으로 줄 수도 있는데 뭘....그러면서.

어린 학생이 회를 뜨는 곳이라고 매스컴까지 탄 장소인데 내 생각이 지나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침에 백세주 한 병과 먹은 쫄깃한 돔의 맛, 시원한 매운탕의 맛을 생각하면 모두 잊어야겠지.

아주 잘 먹었다~

 

온천욕할 거라고 씻지도 않고 달려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처음엔 "세수도 안했는데 뭘......"하시던 엄마도 나중엔 경치가 좋으니 여기서 찍어야겠다, 저기서 찍어야겠다, 하시며

카메라를 보시고 환한 미소를 날리신다.

늘 맑은 생각으로 작은 일에도 행복해 하시는 엄마.

언젠가 엄마랑 함께 하는 여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을테니 건강하실 때 자주 모시고 다니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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