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지리산여행(부미회)

sookjac 2008. 11. 16. 10:22

 

 


























20일만에 지리산에 또 갔다.

부천중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들과 함께......

 

영등포에서 16:03분발 새마을호를 타고 구례구역을 향해 출발.

술 좋아하는 멤버들이 미리 준비한 맥주와 매실주를 마시며

애들처럼 들떠 신나게 떠들다보니 주변의 눈총이 느껴진다.

 

구례에 도착하니 오명주샘 제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맛있는 참게매운탕을 사주고 광주로 돌아갔다.

부천중학교 제자들은 정말 훌륭하다 ㅋㅋㅋ

 

지리산 가족호텔에 짐을 풀고

배도 부르니 산책을 하자고 해서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주말인데도 썰렁하다.

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님 경기가 나빠서 그런지 암튼 장사하는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또 다시 맥주와 산수유로 만든 토속주를 사들고 호텔로 들어와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다보니 새벽이 되었다.

 

잠시 토끼잠을 자고 아침 7시에 기상해서 주변 식당에서 콩나물해장국을 먹고

지리산관광에 나섰다.

 

먼저 우리가 갔던 천은사 입구에 오니 통행료라며 1인당 1600원씩을 받는다.

천은사 구경은 안하는데도 그쪽에서 진입하면 내야만 한다나......

앞서 가던 차에서 내린 아주머니가 열심히 따지고 있었다.

우리도 9600원이나 냈으니 당연히 불만스러웠지만 통과하기로 했다.

성삼재에 다시 오르니 친구들과 왔던 그 날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산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누렇던 산이 검은 색으로 변해 겨울산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걷던 노고단 오르는 길도 촉촉함이 없고

뒹굴던 낙엽도 이리저리 쓸려나가 맨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몇 발자국 옮기다 다른 곳 관광을 위해 스타렉스로 돌아왔다.

다음 코스는 화엄사.

화엄사에 갔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러 번 왔었는데......

대학 다닐 때 원영아빠랑 은희랑 와서 계곡물로 밥해서 먹던 생각이 가장 선명하다.

계곡은 그대론데 어느새 50대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요즘 다녔던 절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멋지다.

경내에서는 구례군 풍경을 찍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입상한 작품이라서 정말 잘 찍었다.

 

절 뒷쪽에서 스님이 다 익은 모과를 따고 계셨다.

아슬아슬한 장면을 구경하다가 양선생이 얻어 온 모과향을 맡아보니

이제껏 맡았던 어느 모과보다 향이 좋았다.

 

다음 코스는 평사리.

박경리씨가 쓴 토지의 배경이 된 마을

시인인 오명주가 93년 평사리에 최참판댁이 지어졌을 때 박경리씨와 함께 왔었는데

박경리씨도 그 때 처음으로 평사리를 방문했었다고 했다.

생전 와 보지도 않았던 평사리를 배경으로 상상만으로 토지를 썼는데

마치 와 본 것처럼 글에 나오는 분위기가 딱 맞아 떨어져 본인도 놀랐다고 했었단다.

 

멀리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늑한 시골마을.

최참판댁에서 내려다본 평사리 풍경은 평온했다

때 맞춰 행글라이더 몇 개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었다.

 

한 개에 천원하는 완전히 익은 대봉을 파는 동네 할머니가

개시도 못하셨다고 좀 팔아달라며 붙잡기에

사람 수대로 사서 돌렸더니 모두 맛있게 먹는다.

적은 돈으로 조그만 행복을 나눌 수 있어 기뻤다.

 

점심 때가 되어 화개장터에 있는 식당에서 참게장과 은어튀김, 재첩국을 먹었다.

전라도 답게 역시 최고의 맛

점심을 먹고 쌍계사로 향했다.

올 봄, 엄마랑 함께 왔던 날이 생각난다.

하필 비바람 치던 날 와서 엄마는 절에도 올라가지 못하시고

더덕구이 먹은 식당에서 날 기다리셨었지.

쌍계사 계곡은 가을 한 복판에 있는 것 같다.

연하게 물든 잎파리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4시 46분 출발 기차를 타야 하기에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할머니한테 더덕과 고사리를 샀는데

"직접 더덕요리를 할 사람들은 절대로 더덕을 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엄마를 믿고 더덕을 샀지만 나머지 아줌마들은 절대로 더덕 같은 것은 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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