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후 처음으로 백양사를 찾은 것 같다.
당시엔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남편과 자주 갔었던 것 같은데
백양사IC를 지나며 여러 번 가고 싶어했는데도 가지 못하고
십여년이 지나서야 옛모습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백양사에 갔다.
단풍이 들면 관광객이 너무 많아 입구에서 먼 곳에 주차하고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오늘 유난히 한가하여 절 바로 앞의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었다.
세월은 지났지만 법정스님과 마주쳤던 스님들만의 출입문까지
백양사의 겉모습은 여전했고 내모습만 많이 변한 듯 느껴졌다.
아들이 커서 군대까지 갔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운동도 하지 못해 조금 더 걸어보려고 천진암을 올라갔다.
천진암에 오르니 이렇게 좋은 곳에 왜 진작 와보지 않았을까 후회했다.
가는 길도 좋고 아담한 암자와 암자를 둘러싼 대나무 숲과 처음보는 상상초, 탱자나무 등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숲속으로 난 산책로까지 너무 만족스러웠다.
내 불찰로 인해 반지를 잃은 것이 속상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