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니 그날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서해대교 29중 충돌사고가 있던 10월 3일 새벽 안개 낀 안면도....
뚝방을 한참 걸어서 배를 타던 일,
급정거로 배 위에 나뒹굴던 용옥이,
저마다 첫 쭈꾸미를 낚고 즐거워하던 우리들,
그 쭈꾸미를 넣고 끓인 라면의 맛은 환상이었죠.
이리저리 자리를 옮길 때마다 시원한 바닷바람, 그만큼 부풀었던 기대감,
꽤 큰 우럭을 잡고 크게 기뻐했던 조숙자,
그물을 올려 우럭과 갑오징어를 발견하곤 환호하던 우리들,
통발을 걷어 올리기 위한 발동기의 소음,
통발 안에 가득했던 도미와 우럭을 발견하곤 거의 혼절상태였었지요.
그 모든 수확물을 가져갈 수 있다는 선장아저씨의 호의에 감동 먹고...할 말을 잊었답니다.
우럭, 감성돔, 줄돔, 놀래미 등을 큼직하게 썰어 몇 접시를 해치웠던가.
시원한 바다 위에서 먹던 회는 소주도 달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엔 함께 오지 못한 원영이네, 동근이네가 생각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