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24년 홋카이도 대설산(아사히다케)

sookjac 2024. 5. 21. 22:11

2024년 5월 16일

 

어제 호텔 프런트에서 대설산 가는 버스 번호와

첫출발 시간을 물어봤었다.

 

자주 있는 버스가 아니라서

6시 30분에 시작하는 조식을 먹고

서둘러 아사히카와역으로 갔다.

 

어렵게 묻고 물어서 역 앞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버스 기사님의 말을 믿고

한참을 걸어서 시내 쪽 버스 정류장을 헤매었다.

도저히 그 버스가 서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택시 기사님한테 물었더니 역 앞에서 타야 한단다. 

다시 서둘러 역 쪽으로 갔다.

우리가 찾던 곳 반대편에서 타야 하는 거였네~~

 

다행히 66번 버스가 바로 오고

우린 목적지로 가는 걸 확인하고 탑승했다.

 

꽤 먼 곳이었다.(1시간 30분 소요)

버스 요금이 생각보다 비싼 편이었다.

교통카드가 없는 우리는 현금을 내야 하는데

갖고 있던 엔화가 적어서

중간에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잠시 정차하는 사이

원영아빠는 현금을 인출하려고 노력했는데

카드 사용이 안되었다.

이때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겠지 생각하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대설산을 향해 고고~~

산 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길가에도 눈이 쌓여있었다.

드디어 대설산 주변 숙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린 원영아빠는

혹시 카드로 돈을 인출할 곳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건물로 서둘러 갔다.

그런데 카드 인출기는 당연히 없고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케이블카 운행을 안 한다는 설명

돈을 인출할 수 없어 현금이 없는데

타고 온 버스를 다시 타고 가야 하는 상황

(올 때 차비는 냈는데 갈 때 차비가 없는)

 

새벽부터 서둘러 왔는데 케이블카는 운행을 안 하고

버스비는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때, 등산객 4명의 이야기 소리를 들어보니

한국사람들이었다.

엔화를 바꿀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걸고

등산화를 고쳐 신고 계신 분께 말을 걸어봤다.

 

그저께  택시를 타고 숙소로 오셔서 주무셨고

어제 아침 대설산을 오르려고 하니 

케이블카 운행을 안 해서 

눈길을 걸어서 케이블카 종점까지 등산하시고

내려오시다가 다리를 다치셨다고~

 

아픈 분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가 뭐해서 망설이는데

원영아빠가 오더니 기사님이 아사히카와역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로 했다고 했다.

엔화를 바꿔달라는 부탁을 안 해도 돼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등산객 아저씨들은 버스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으니

데크길이라도 걸어 보라고 권유해 주셨는데

원영아빠는 휴게실에 있겠다고 해서 혼자 걸었다.

산책을 마치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버스 기사님이 하늘을 가르치며 '레인보우~'라고 하셔서

하늘은 보니 정말 영롱한 무지개가 떴다.

평소 보던 무지개랑 반대 방향으로~~

내 얼굴을 넣어서 촬영을 시도했으나 ㅋㅋ

드디어 성공~~

나무 밑에서 하면 잘 나온다고 해서 시도

원영아빠가 찍은 사진은 좀 더 선명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햇무리라고 했다.

달무리처럼 다음날 비가 올 것이 예측되는 현상

처음 본 햇무리, 신기했다.

 

아사히카와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같은 자리에 앉아 오니

다른 쪽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더 멋진 풍경

드디어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했다.

 

원영아빠는 현금 인출을 위해 부지런히 역 쪽으로 뛰어갔다.

등산객 아저씨들은 버스에서 내리시면서

돈을 대신 내줄 테니까 같이 내리자고 하셨다.

그때, 그 권유를 들을 걸~~

원영아빠가 분명히 성공해서 올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

사양했던 것이 실수였다.

 

기사님이 시간이 없으니 '4분 내에 와야 한다'란 사실을

내게 전했으면 좋았을 텐데

3번밖에 운행을 안 하는 버스니까 여유가 있는 줄 알았다.

 

원영아빠가 안 오니까  기사님은 드디어 화를 내셨다.

원영아빠에게 보이스톡을 했는데 안 받았다.

바로 전화가 와서 어떻게 됐냐고 하니까

현금 인출이 안 됐다는~~ㅠㅠ

 

등산객 아저씨들이 역내에 있을 테니까 빨리 찾아가서

엔화를 빌려 오라고 했다.

기사님은 드디어 그냥 내려버리라고 하셨다.

 

바로 그때, 원영아빠가 전력질주해서 달려오고 있었다.

다행히 버스비를 지불하고 머리가 땅에 닿을 때까지

우리 둘은 '스미마생~~'을 외쳤다.

정말 무슨 일이래 ㅠㅠㅠ

 

역으로 가서 그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5천 엔을 빌린 분께 5만 원을 드리며 감사인사를 했다.

무슨 망신인가 ~~

 

어이없는 날의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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