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2박 하며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던 아사히카와
작은 도시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정든 느낌~
기차를 타고 가며 이곳의 풍경을 남기고 싶었다.
전깃줄이 거슬리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
나중에 안 일인데 반대편엔 전깃줄이 없었다.
비가 예보된 날이었는데 하늘엔 구름만 가득하다.
멀리 보이는 대설산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모내는 풍경도 보게 되네~~
반대편으로 자리 옮김
점점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풍경에 빠져 열심히 찍었는데
원영아빠가 기차를 잘못 탔다고 내려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얼른 지도 검색을 해보니~~
어머나!!!
삿포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하는데 잘못 탔네.
(나중에 알고 보니 사할린이 보이는 왓카나이로 가는 기차였다.)
기차는 서서히 정차하고 있는데 밖을 보니 너무 외진 곳이라
나는 종점까지 가서 다시 오자고 했다.
그런데 남편은 무조건 내리자고 했다.
얼떨결에 내릴 준비를 하며 역무원에게 물어볼 말을
번역기에 써넣고 캡처해 놓았다.
캐리어를 들고 내린 후, 내용을 보여드렸더니
건너편 역사를 가르키며 그쪽으로 가라 했다.
하는 수 없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자갈길을 걸어서 역사로 이동했다.
역사를 지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작은 역이었다.
대합실에 안내 된 시간표를 보니 2시간 30분 후에
이곳에서 기차를 탈 수 있음을 알았다.
원영아빠는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오겠다며
동네 쪽으로 갔다.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은 동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기차를 탈 수 있다면
이런 경험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기로 하고
역 주변의 풍경을 촬영했다.
아이스크림 사러 갔던 원영아빠가
동네가 너무 작아서 편의점 하나 없다며 빈손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기차가 달려와서
역에 멈춰 섰다.
얼른 캐리어를 끓고 혹시 탈 수 있는지를 탐색했는데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다.
아마도 기찻길이 단선이라서
반대편 열차를 위해 잠시 정차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우린 캐리어를 끌고 대합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자 승무원이 대합실로 우리를 데리러 오신 거다.
우리를 제일 앞으로 안내해서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우린 꿈인지, 생시인지 감이 안 왔다.
머리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무사히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했다.
우리를 데리러 왔던 승무원을 찾아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역에 도착해 보니 바로 옆에 삿포로 가는 기차가 있었다.
혹시 잘못 탈까 봐 확인하고 자유석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
이제 드디어 삿포로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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